슬기로운환자생활 -심근경색 이후 입원 생활과 회복 과정

심근경색 이후 입원 생활과 회복 과정

 스텐트 시술 이후 저는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환자실이라는 공간은 일반 병실과는 전혀 다릅니다. 아무래도 생명과 직결되는 시술 직후의 환자들이 머무는 곳이다 보니 의료진들의 긴장감도 다르고, 기계음도 계속 울리고, 조명이 어둡지 않은 상태로 유지됩니다.

 제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던 시간은 대략 하루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에는 정신이 몽롱했기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심장 관련 시술을 받았기 때문에 심전도 패치가 온몸에 붙어 있었고, 산소 마스크도 쓰고 있었습니다. 특히, 손목에는 스텐트 시술 후 출혈 방지를 위해 강하게 압박한 밴드가 계속 감겨 있었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압박을 점점 풀어주면서 상태를 확인하게 됩니다.

병실 이동 후 생활

 중환자실에서 하루 정도 안정된 뒤, 일반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일반 병실로 이동한 날부터는 본격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병실로 옮기고 나면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몸은 가만히 있어도 계속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고, 손목 부위가 욱신거리며 불편합니다. 그보다 더 무거운 감정은 심리적인 충격입니다.

스텐트 시술 회복

'이 나이에 내가 심근경색이라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저처럼 40대 초반, 한창 일할 나이에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누워 있게 되면 누구라도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입원 중간중간 면회를 온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계속 마음이 무겁고 미안한 생각 뿐이었습니다.

심장 관련 약물 복용의 시작

입원 중 주치의 선생님께서 가장 강조하신 부분이 "이제부터는 평생 약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였습니다. 실제로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약봉지를 챙겨주셨고, 스텐트 이후에는 항응고제(피를 묽게 해주는 약), 혈압약, 콜레스테롤 약 등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약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게 잘 맞을까, 부작용은 없을까 걱정도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주치의 선생님 말씀대로 지금은 그 어떤 식단 관리나 운동보다 약 복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인정하고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퇴원 후 회복의 일상화

퇴원 후에도 한동안은 병원 외래를 자주 다녀야 합니다. 저는 퇴원 후 1주일 뒤, 2주일 뒤, 1개월 뒤, 이렇게 점차 기간을 넓혀가며 병원 진료를 받았습니다. 이때는 몸도 회복 중이지만, 마음도 다시 안정을 되찾아야 할 시간이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가장 먼저 바꾼 건 ‘걷기’였습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매일 30분 이상 걷는 습관을 들였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일부러 오르며 심장과 다리 근육을 서서히 회복시켰습니다. 동시에 짜거나 기름진 음식은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식사할 일이 생기면 가능하면 저염식 메뉴를 선택했고, 회사에서도 도시락을 싸 다니며 식단을 직접 조절했습니다. 심근경색은 육체의 질병이지만, 마음에도 깊은 자국을 남깁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고, 저처럼 심근경색이 오기 전의 ‘미세한 신호’를 느끼고도 무심코 지나치는 분들이 없길 바랍니다. 스텐트 시술 이후의 삶은 이전과 조금 다릅니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재발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조심해야 할 점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부터라도 내 몸을 제대로 돌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심장을 다시 살렸다는 표현은 과장이 아닙니다. 저는 스스로를 다시 태어난 사람이라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심근경색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레 찾아올 수 있는 질병입니다. 특히 저처럼 40대 초반, 사회적으로 활동이 왕성한 나이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 중에, 가슴이 뻐근하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반복되신다면, 꼭 한 번 심장내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진료비가 아깝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면 다행인 거고, 만에 하나라도 이상이 있다면 정말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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